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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HF World Championship/IIHF WC ~ Top Division

2019 IIHF 월드챔피언십 톱 디비전 조별 예선 11일차

프랑스 3 - 4 (연장) 영국

영국 하키 최고의 날

이기기만 하면 잔류가 결정이 되는 단두대 매치에서 영국이 파란을 일으키면서 잔류에 성공했다. 0-3으로 뒤쳐지고 있는 경기에서 3-3으로 따라붙은 이후 역전승이었기에 더욱 가치가 있는 경기이다.

 

프랑스는 3-0을 만들 때 까지만 하더라도 여러번 언급한 D1A 대 톱 디비전 소속팀의 경기와 같은 일방적인 페이스를 보여주었으나, 하키에서 가장 위험한 리드라고 불리는 3-0 상황에서 치명적인 턴오버, 허술한 수비 커버를 보여주면서 조금씩 영국에 경기를 잠식당하기 시작했으며, 결국 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이번 대회에서의 프랑스는 그동안의 대회에서 호성적을 보여주었던 모습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2년 전 프랑스 하키의 성공을 이끌었던 훌륭한 수비력이 사라지면서 아무리 리드를 잡는다고 하더라도 따라잡히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덴마크전 패배, 영국전 패배라는 치명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두 경기 중 한 경기만 잡았다고 하더라도 잔류에 상당히 가까워 질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더욱 아쉬운 결과였다.

 

영국은 세 번째 실점 이후의 타임아웃 이후 본격적으로 공세로 경기에 임하면서, 상당히 빠른 시기에 두 골을 만회해냈다. 이는 이번 대회에서 템포나 속도와 같은 부분에서는 나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슛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경기가 많았지만, 약해진 프랑스의 수비를 상대로는 원하는 경기운영을 해낸 것 역시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속도에서 강점을 보인 부분은 3-3에서도 확실히 도움이 되었던 점이다.

 

영국은 지난 대회 오스트리아에 이어 승격한 팀이 잔류를 하는 경사를 맞이하게 되었다. 여러모로 지난 대회의 한국이 많이 생각나는 대진(핀란드, 캐나다, 독일, 미국, 덴마크와 같은 조, 이전까지 전패) & 조별 리그 상황이었으나, 한국보다 더욱 어려운 상황을 뚫었다는 점(0-3 역전승)에서 영국 하키가 천천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금 확인 할 수가 있었던 대회였다. 여러모로 올림픽 이전의 한국이 밟아야만 했었던 길을 영국이 밟고 있으며, 빅 이벤트와 같은 부분도 없었기에 더욱 의미있는 성과라고 할 수가 있다.

 

스웨덴 5 - 4 라트비아

라트비아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친 스웨덴

경기가 엎치락 뒤치락하는 치열한 경기였으나, 결국 승점 3점이 무조건 필요했던 라트비아의 빈틈을 뚫어낸 스웨덴의 승리였다. 라트비아도 4-4 상황에서 엠티넷 상황을 걸었으나, 오히려 골을 허용하면서 스웨덴에게 힘을 실어주는 그림을 만들게 되었다.

 

라트비아 입장에서는 1라인 공격수인 로베르트 부카르츠(Robert Bukarts)의 해트트릭, 두 골의 파워플레이 골, 득점 상황에서 운까지 따르면서 여러가지로 약팀이 강팀을 잡아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으나, 버티는 운영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서 아쉬운 결과를 맞이하고 말았다.

 

스웨덴 입장에서는 리드를 허용하면서 위태로운 상황에서 동점, 역전까지 일궈낸 것이 상황을 유리하게 만든 원인이었다. 하지만, 스웨덴 답지 않게 리드를 세 차례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깔끔하게 마무리하지 못한 점과, 헨리크 룬드크비스트(Henrik Lundqvist)가 여러모로 예전만 못한 모습을 계속 보여주는 부분은 남은 러시아전을 포함해 8강에서 무조건 좋은 전망을 할 수 없는 이유이다.

 

라트비아는 8강 진출을 위해서는 마지막 두 경기인 스웨덴, 노르웨이전에서 6점을 딴 이후 스웨덴이 러시아에 승점을 따지 못하는 결과를 노려야만 했는데 거의 절반을 실현한 상황에서 이를 놓쳐버리면서 아쉬운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스웨덴은 라트비아의 상황을 잘 살려 승점 3점을 챙기는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냈으며, 내일 러시아전을 잡아낸다면 1위까지도 노려볼 수 있게 되었다.

 

캐나다 5 - 0 덴마크

초반 3골로 결정난 승부

캐나다는 경기 시작 8분만에 3-0 리드를 벌리면서 사실상 경기의 승리를 확정짓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덴마크 역시 2피리어드 초반 연속으로 세 차례 파워플레이 기회를 얻어냈으나, 한 골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약 팀이 강 팀을 따라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 실패했다.

 

덴마크도 최종적으로 A조 6위로 대회를 마무리하게 되었는데, 프랑스를 연장에서 근성으로 잡아내고, 독일, 핀란드에게 석패를 한 부분에서 아주 나쁘지는 않았던 대회라고 할 수 있다. 대회 내내 고질적인 골텐딩의 문제점이 있으며, 1라인 센터인 라르스 엘레르가 대회 도중 이탈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정도의 성과는 실패라고는 볼 수가 없다.

 

캐나다는 첫 경기 패배 이후 5연승, 승점 15점을 달성하면서 A조 2위까지 순위가 상승했다. 다만, 현재 4위의 독일이 1위인 핀란드를 상대로도 아주 밀린다고 보기는 힘든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마지막 미국전만 잘 치르게 된다면 1위까지 올라갈 가능성도 충분한 상황이다.

 

오스트리아 3 - 4 (승부샷) 이탈리아

항상 강한팀이 이기지는 않는다.

항상 강한 팀이 이기지 않는 것을 가장 잘 보여준 경기였다. 오스트리아는 이탈리아를 시종일관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실제로 슈팅 수에서 41-23으로 크게 앞서면서 경기 자체는 훨씬 잘 풀어나갔다. 하지만 훨씬 더 좋은 찬스를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결정력에서 아쉬운 모습을 연이어 보여주면서 큰 차이점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이탈리아는 예선들어 처음으로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선수비 후역습이라는 가장 이탈리아스러운 하키를 보여주면서 경기를 잡아낼 수가 있었다. 이 전까지 한 골에 그쳤던 이탈리아였으나, 역습 상황이나, 상대방의 지역에서의 실수를 잘 캐치해 골로 만들어냈으며, 수비적인 운영을 하는 팀에게 쉬운 실점을 허용한다면 자연스럽게 경기는 이탈리아 쪽으로 기울 수 밖에 없었다. 3:3 연장까지 잘 버틴 다음 슛아웃은 상당한 변수가 관여되는 부분이기에 충분히 이탈리아도 승산이 있었다.

 

오스트리아는 경기를 잘 풀어놓고도 골리까지도 잘 제치고 마지막 슛을 가져가지 못한다던가, 반대쪽 오픈 넷을 잘 열어놓고도 마무리를 짓지 못하는 당황스러운 결정력을 선보이면서, 경기의 확실한 리드를 잡아내지 못했다. 에이스 미하엘 라플(Michael Raffl)의 두 골 활약이 없었다면 경기는 더욱 어려워질 공산이 있었다.

 

이탈리아의 힘의 70% 이상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안드레아스 베르나르드(Andreas Bernard)는 38세이브 3실점으로 무수한 오스트리아의 공격을 무산시킨데 비해, 다비트 키커르트(David Kickert)는 19세이브 3실점을 보여주면서 골텐딩에서도 상당한 차이를 보여주고 말았다. 

 

이탈리아는 영국과 마찬가지로 한 경기를 잡아내면서 승격팀이 잔류를 하는 그림을 완성했다. 결과적으로 가장 중요한 마지막 경기에서 자신들의 하키를 보여준 쪽이 승리를 가져갔다는 점에서 의미를 볼 수 있는 경기였다. 이로서 내년 D1A에서 루마니아로 가는 팀은 프랑스, 오스트리아로 영국, 이탈리아보다 훨씬 전력이 좋은 팀들이 탈락했기에 1A 팀들에게는 상당한 비상이 걸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