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가가린 컵 결승전 리뷰

(W1) CSKA 모스크바 2 - 4 아반가르트 옴스크 (E2)

CSKA 1 - 4 아반가르트

CSKA 3 - 0 아반가르트

아반가르트 1 - 2 CSKA

아반가르트 4 - 3 (OT) CSKA

CSKA 0 - 2 아반가르트

아반가르트 1 - 0 CSKA

 

시리즈의 흐름

2,3차전을 본연의 경기력으로 잡아낼 때만 하더라도 CSKA가 기세를 타서 시리즈를 마무리할 수 있는 그림으로 펼쳐지는 듯 했다. 실제로 4차전 역시 어렵지 않게 2-0 리드를 잡아내면서 3-1까지 시리즈를 벌리는 듯 했으나, 4차전에 많은 변수들이 발생하면서, 아반가르트가 시리즈를 만회했으며, 이후 경기를 연이어 가져가면서, KHL 첫 플레이오프 우승을 가져가는 데 성공했다.

 

1~3차전의 양상

1차전을 아반가르트가 가져가기는 했으나 1~3차전의 양상은 CSKA가 분위기를 쥐고 가는 양상이었다고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1차전을 패하기는 했으나, 흐루베츠의 경기 초반 호선방이 큰 영향을 미쳤기에 분위기 자체는 대패에도 불구하고 나쁘지 않았으며, 2차전의 파워플레이 골을 시작으로 득점의 물꼬가 트인 부분, 마민의 부상 공백까지 포포프로 만회하면서 잡은 3차전까지의 흐름은 1차전의 패배를 만회하기 충분했기 때문이다.

 

단순한 한 경기의 승부가 아니었던 4차전

4차전을 조금 더 살펴보자, CSKA는 4차전의 1피리어드에서 슈팅 수 17-6으로 압도적으로 몰아쳤고, 실제로 2-0으로 앞서가면서 분위기를 완벽하게 잡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1피리어드 종료 2분 전 록티오노프가 부주의한 슬래싱으로 5분 메이저를, 이 페널티가 끝나자 마자 CSKA의 플레이오프 해결사가 되었던 샬루노프가 아반가르트의 스타스에게 머리쪽에 체킹을 가하면서 메이저 페널티를 또 한차례 범하고 말았다.

 

아반가르트는 두 차례의 메이저로 인한 파워플레이에서 한 골을 만회했으며,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함과 동시에, 공격수를 두 명이나 잃게 된 CSKA의 득점력은 이전과 같을 수가 없었다. CSKA가 4차전 1피리어드 이후 기록한 슈팅 수는 불과 19개에 불과하며 이는 1피리어드 17개와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경기 역시 극적으로 CSKA가 3-3까지 따라붙으며 연장으로 향했으나, 연장 파워플레이 상황에서 불규칙 바운드로 인해서 2:1 찬스를 내주고 말았고, 이러한 기회가 득점으로 연결되면서 쇼트핸디드 골 결승골 실점이라는 이후 영향이 갈 수 있는 모습으로 패배한 점 역시 향후 시리즈의 그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경기가 종료된 이후에도 4차전의 여파는 끝나지 않았는데, 샬루노프의 체킹으로 인한 페널티에 대해 리그 사무국이 1경기 징계를 확정하면서,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만 7골의 결승골을 넣었던 샬루노프를 5차전에 기용할 수가 없게 된 점 역시 적은 골의 이점을 수비력으로 잘 살리는 CSKA의 경기력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큰 공백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CSKA는 5차전도 무득점에 그치면서 패하고 말았으며, 6차전 역시 꼬인 경기력이 수습이 안되면서 시리즈를 내주고 말았다.

 

MVP가 되었어야 했던 흐루베츠

흐루베츠가 없었다면 아반가르트의 극적인 우승은 있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흐루베츠는 2라운드 2차전을 부터 전 경기를 출장했으며 18경기에서 1.45, 95.3%, 5셧아웃이라는 놀라운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시즌 도중 영입했던 팀의 기대감을 100% 충족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시즌 도중 흐루베츠를 영입했을 당시 좋은 성적을 남기고 있던 가리포프, 봅코프가 있는 상황에서 골리에 세 명이나 투자할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고, 한 달 뒤 14경기에서 2.00, 93.2%라는 뛰어난 모습을 가리포프를 디나모 모스크바로 보내는 선택을 한 점도 과감한 움직임이었다고 할 수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플레이오프에서의 완벽한 활약으로 인해서 아반가르트의 선택은 옳았다는 것이 증명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가가린 컵 결승에 들어와서도 CSKA가 1차전 1피리어드 CSKA가 슈팅을 17개나 기록하면서 초반 몰아쳤던 맹공을 모조리 막아내면서 팀의 리드를 지킨 점이나, 5,6차전을 모두 셧아웃으로 마무리하면서 CSKA에게 여지를 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고 할 수가 있을 것이다. 결승 6경기의 스탯 라인 역시 1.49, 94.97%로서 CSKA를 상대로도 전혀 경기력이 떨어지지 않은 점 역시 첫 우승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수비수들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

아반가르트 공격 전개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수비수들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이 중요할 때 마다 성과로 나타나면서 시리즈를 가져가는데도 큰 도움을 주었다. 아반가르트는 수비수들도 러시 상황이나 공격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모습을 올 시즌 내내 보여주었으며, 강력한 포인트 슛 역시 겸비한 자원들이 많은데, CSKA를 상대로도 중요한 득점을 만들면서 우승에 중요한

 

당장 1차전의 결승골이 된 고토베츠의 중장거리 포인트 슛을 시작해, 4차전 종료 5분을 남기고 터졌던 샤립자노프의 중장거리 포인트슛, 5차전도 샤립자노프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이 경기의 결승골로 이어지게 되면서 6경기 중 3경기에서 중요한 골들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외국인 공격수 두 명이 버티는 1라인

아반가르트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었던 공격진의 깊이로 인한 여러 라인에서의 득점은 전체적인 플레이오프 그림으로 봤을 때 생각만큼 완벽하게 발휘가 되지는 않았다.(물론 이들이 중요한 득점을 올린 것은 사실이다.) 제르노프(6포인트), 세묘노프(9포인트), 호흘라초프(5포인트), 코스틴(9포인트), 치나호프(7포인트), 코발추크(9포인트)로 공격력으로 몰아붙이는 그림은 아오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라인을 지탱했던 부셰, 나이트 콤비는 1라운드부터 결승까지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면서 득점력을 유지했으며, 부셰가 21경기 8골 9어시스트, 나이트가 24경기 5골 11어시스트를 올리면서 좋은 경기력을 과시했다. 

 

두 선수는 주로 코스틴과 호흡을 맞췄으나, 흐루베츠가 빠졌던 1라운드에는 세카치와도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부셰의 경우 플레이오프 10경기 연속포인트를 비롯해 출장한 21경기 중 포인트를 올리지 못한 경기가 4경기에 불과할 정도로 1라인으로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나이트 역시 1라인 센터로서 59.5%라는 놀라운 페이스오프 성공률로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적으로도 중요한 활약을 올렸다.

 

간발의 리드를 지키는 적극적인 슛 블로킹

어렵게 득점한 골을 지켜야만 하는 양상으로 치닫았던 5,6차전에서 아반가르트 선수들의 몸을 아끼지 않는 블로킹은 인상적이었다. 5차전 양 팀의 블로킹 차이는 28-6, 6차전은 39-11로서 아반가르트 쪽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경기 양상 자체가 CSKA가 골이 필요했기에, CSKA가 경기의 주도권을 완벽하게 잡고가는 양상으로 갈 수 밖에 없었던 것에 기인하는데, CSKA의 맹공을 블로킹으로 확실하게 차단하면서 CSKA 공격진의 흔들림을 유도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