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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 League Ice Hockey/생각들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플레이오프 파이널 프리뷰

6개월여의 장기 레이스가 모두 끝이나고 아시아리그는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귀화 선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안양 한라가 올라가지 못한 이번 결승전은, 오랜 역사를 뒤로하고 폐지가 결정난 일본 제지 크레인즈와, 항상 정상권 전력이나 매번 한 끗이 부족했던 HC 사할린이라는 예년에 못지않은 이야깃거리가 가득한 매치업으로 결정이 되었다.


(2) HC 사할린 - 일본 제지 크레인스 (4)

1차전: 3월 9일, 17:00, 일본 쿠시로

2차전: 3월 10일, 15:00, 일본 쿠시로

3차전: 3월 14일, 19:10, 러시아 유즈노 사할린스크

4차전: 3월 16일, 17:10, 러시아 유즈노 사할린스크

5차전: 3월 17일, 17:10, 러시아 유즈노 사할린스크

이번 플레이오프 결승전 역시 하부 시드 팀에서 첫 두 경기가 펼쳐진 이후 상위시드의 홈에서 세 경기가 치뤄지게 되는 부분은 동일하다. 


경기 외적 부분

최근 기세: 호각

5전제 시리즈에서 한 차례도 넘을 수 없었던 안양 한라의 벽을 드디어 넘어선 사할린의 기세는 상당히 좋다고 할 수 있다. 2차전 치명적인 실수로 인해서 한 차례 미끄러진 부분은 있으나, 오히려 상대방의 메인 골리가 나온 경기를 모두 잡아낸 부분 역시 사할린의 기세를 짐작케 할 수 있는 부분이다. 크레인즈 역시 플레이오프가 개시된 이후 첫 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드류 매킨타이어의 선전과 함께 시스템으로 대변되는 대명의 하키를 완벽하게 붕괴한 모습을 보였기에 기세면에서는 두 팀 다 밀리지 않는다.


동기 부여: 크레인즈 우세

동기 부여적인 측면에는 매 시리즈 기적을 써나가고 있는 크레인즈 쪽이 조금 더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일본 제지 크레인즈'로서는 마지막 시즌이 될 가능성이 크며, 주조제지 시절부터 상당한 역사가 있는 팀이기 때문에 마지막 시즌에 큰 일을 한 번 내보자는 선수들의 열망이 지난 여섯 경기에서 느낄 수가 있었다. 행여 이번 시즌에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하게 된다면, 향후 스폰서의 확보나 구단의 존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 역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사할린 역시 리그 참가 이후 숙적이라고 불릴 수 있는 안양 한라를 꺾어냈고, 매 시즌 우승을 할 수 있는 전력이라고 평가받았으나, 이를 달성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삼킨 바가 있다. 드디어 준결승에서 넘지 못했던 벽을 넘어섰기에 우승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아낸 부분은 사실이나, 팀의 존폐가 달릴 지도 모르는 크레인즈에 비한다면 다소 부족할 수 있다.


전력 보존 측면: 사할린 우세

다만 두 팀의 차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전력의 보존 측면이다. 크레인즈는 이미 우슈 메이, 슬라바 트루흐노와 같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인해서 결승전 출장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미 크레인즈는 이번 시즌 긴축 재정의 여파로 선수진의 구성을 한 명 줄인 상황이기 때문에 이전 시즌보다 부상자에 대한 대응능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트루흐노는 대명전에서 포타포프와 상당히 좋은 호흡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상당히 크게 다가올 수가 있다.


반면 사할린도 비탈리 조토프가 최근 경기에서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고 있으나, 선수 이동 마감일에 아드미랄 소속의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자원적으로 상당히 풍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부상자 한 두 명의 손실 정도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며, 새로 출장하는 선수들 역시 비슷한 수준의 기대치를 보여줄 수가 있다.


경기 내적 부분

탑 6 공격수: 사할린 우위

알렉세이 예료민, 미하일 클림추크가 버티는 1라인을 비롯, 막심 유시코프, 예고르 시넬료프, 비탈리 자체필린, 아르톰 수르소프와 같은 선수까지 상당한 수준의 득점 기여를 약속할 수가 있는 라인업이다. 크레인즈 역시 트루흐노, 우에노, 포타포프, 타카기, 나카지마와 같은 득점 지진 선수들이 1~3라인까지 고르게 분포하는 장점이 있으나, 예료민과 클림추크 수준의 득점력을 지닌 선수는 없었고, 확고한 1라인 득점력의 부재가 이 두 팀의 큰 차이점이다.


깊이 공격 자원: 호각

안드레이 골리셰프, 알렉산드르 페트로프, 니콜라이 스톨랴렌코, 나지르 기치베코프와 같은 선수들이 주축되는 깊이 자원은 사할린 공격 라인 전반적으로 깊이 분포하고 있으며 이 덕분에 사할린은 시즌 내내 안정적인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은 크레인즈 역시 시게노 슌스케, 타카미 요쿠토, 이케다 이키와 같은 빠르고 역습 전개에도 능한 선수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는 양 팀이 비슷한 전력을 보이는 부분이다.


수비진: 사할린 우세

드미트리 파흐루트디노프, 블라드미르 로기노프의 1라인, 발레리 주코프, 드미트리 사마린이 지키는 2라인에 3,4라인까지도 큰 힘의 차이가 없는 사할린에 비해 크레인즈는 탑 4부터 야나도리, 험블리를 제외한다면 전반적으로 젊은 선수들이기에 경험적인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며, 신장이 큰 사할린의 선수들을 상대로의 대응 능력 역시 장담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수비진의 공격 기여 부분 역시 올 시즌 야나도리 신야가 공격 부분에서 평소 시즌과 다르게 큰 기여를 보여주지 못했으므로 파흐루트디노프, 로기노프, 주코프, 알렉세예프와 같은 매 라인에 공격 가담을 잘하는 수비수의 존재 부분도 사할린이 앞서는 점이다.


골리: 크레인즈 우세

크레인즈가 확실시 우세에 설 수 있는 부분은 바로 골텐딩이다. 드류 매킨타이어의 믿을 수 없는 활약은 리그 3관왕의 알렉세이 이바노프를 넘어설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보였으며, 그의 존재는 크레인즈가 플레이오프 기적을 써 나가고 있는 이유 중에 하나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물론 데니스 코로바예프 역시 한라전에서 안정적인 활약으로 팀 승리에 기여하기는 했으나, 부분 부분 무너지는 장면과 함께 러시아 하키 특유의 의문스러운 골리 기용(아무리 뛰어난 주전골리라고 할지라도 무너진다면 과감히 교체를 가져가는 것)이 또 나온다면 시리즈를 장담 할 수가 없다.


변수로 떠오를 수 있는 부분

사할린: 선수들의 집중력 및 판단력 부분

이번 시즌도 리그 2연패를 할 수 있을 충분한 자원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성적을 올리지 못했던 이유는 경기 중간중간마다 선수들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때로는 너무 여유있는 모습을 보여 빈틈을 내주는 장면이나, 숫자에서 많이 앞서는 상황에서 공격 전개할때 더 좋은 찬스를 만들기보다 맥없는 슬랩샷과 같은 판단을 한다던가 하는 부분에서 경기를 유리하게 풀어놓고도 정작 리드를 잡지 못하는 갑갑한 상황이 전개되고, 이러한 양상으로 치닫았을 경우 경기를 패하는 경우가 잦다. 원하는 우승을 위해서라면 이를 꼭 탈피해야한다.


크레인즈: 이번 시리즈 역시 준비의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대명을 준결승에서 상대했을 당시 크레인즈의 경기 대비는 상당히 놀라웠다. 대명의 압박을 의식해 하프 보드와 블루라인 사이에 중계 할 선수를 세워두고 패스 두 번으로 압박을 간단하게 벗김과 동시에 상대 지역까지 간단하게 진입을 하는 식의 공격 패턴을 상당히 많이 구사했고, 이는 대명 시리즈를 잡아낼 수가 있었던 가장 큰 이유였다.


문제는 다른 스타일의 사할린 역시 이러한 방법으로 공략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사할린은 기본적으로 깊은 압박을 전개하는 팀이 아니며, 리드를 잡는다면 오히려 1-3-1 함정 수비를 즐겨하는 팀 컬러를 가진 팀이다. 행여 크레인즈가 사할린을 상대로 리드를 잡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철벽과 같은 사할린의 수비를 뚫어내기가 힘들 것이다.


결론

두 팀이 이번 여러 볼거리를 만들며, 포스트 시즌 주인공으로 거듭나고 있다. 크레인즈는 마지막 시즌으로서의, 사할린은 숙적 한라를 넘어서며 찾아온 우승이라는 부분에서 모두 우승의 열망은 강하다고 말할 수 있다. 전반적인 선수진과 팀의 전력 자체는 사할린이 크레인즈보다 더 나은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나, 포스트시즌에서 확고한 골리를 보유했다는 점은 지는 경기까지 잡아올 수 있는 위력을 가지고 있으며, 대명의 시스템을 완벽하게 무너뜨린 지도력의 차이 역시 두드러지는 부분이었다. 


사할린 선수들이 제 능력을 100% 발휘 하고 집중력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변은 아마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규 시즌 34경기를 지켜봤을 때는 사할린의 집중력 부분은 시즌 내내 문제로 자리잡았었으며, 골리 부분에서 불안 요소가 크레인즈보다 훨씬 더 높다는 부분을 감안했을때는 크레인즈의 아시아리그 마지막 시즌은 훗날에도 오래 회자될 정도로 기억에 남을 시즌으로 장식 될 것이다.


크레인즈 3-2 승리